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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탯계의 이단아, 홍상삼


“안타를 맞는 것보다는 볼넷을 내주는 것이 낫다.”

KIA 불펜 투수 홍상삼(30)의 말이다. “볼넷을 허용하는 것보다 차라리 안타를 맞는 것이 낫다”는 말을 자주 들었던 야구 팬들은 고개를 갸웃거릴 만하다.

볼넷의 가장 큰 단점은 투구 수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한 타자를 상대로 꾸역꾸역 10개 안팎의 공을 던지다가 볼넷을 내주게 되면 투수뿐만 아니라 수비하는 야수들 입장에서도 허탈감과 함께 피로가 확 밀려온다. 차라리 1~2구에 안타를 깔끔하게 맞는 게 낫다는 것이 투수들이나 지도자가 자주 하는 말이다.

하지만 홍상삼의 얘기를 들어보면 일리가 있다. “위기 상황에서 볼넷은 한 베이스밖에 내주지 않지만 안타는 잘못 맞으면 장타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또한 볼넷을 내주더라도 다음에 삼진을 잡으면 위기를 확실하게 막아낼 수 있어요.”

홍상삼의 이런 철학은 데이터로도 잘 드러난다. 홍상삼은 올 시즌 KBO리그에서 공을 하나라도 던진 230명의 투수 중에 타석당 삼진율이 가장 높은 선수다. 64타자를 상대해 27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무려 42.2%의 삼진율이다. 반면 볼넷 비율도 타석당 25.0%로 1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에 가장 높다. 16개의 볼넷을 내줬다.

즉 홍상삼이 올 시즌 상대한 64타자 중 43명이 삼진을 당하거나 볼넷을 얻은 것이다. 그는 마운드에서 자신과의 싸움을 벌인 것이다. 공이 잘 들어가면 삼진, 잘 안 들어가면 볼넷이다.

폭투도 많다. 14.1이닝 동안 6개의 폭투를 던졌다. 홍상삼은 “타자와 승부를 할수록 공이 좋아지는 편”이라며 “좋은 건 아니지만 초반에 폭투를 던지고 나면 정신을 차리는 효과는 있다”고 말했다.

“안타를 맞기보다는 볼넷을 내주겠다”는 철학대로 안타는 여간해선 맞지 않는다. 홍상삼의 피안타율은 0.104로 역시 10이닝 이상 던진 리그 투수 중에 가장 낮다. 64타자를 맞이해 5안타만 맞았다. 그 중 2루타가 2개, 홈런이 하나다.

요약하면 홍상삼의 올 시즌은 안타는 잘 맞지 않고, 삼진을 잘 잡아내면서도 볼넷이 많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또 하나, 점수를 웬만해선 내주지 않는다. 홍상삼은 6월 14일 SK전 1실점 이후 10경기 연속 무실점이다. 승계주자 득점 허용률도 올 시즌 18.2%(11명 중 2명 득점)로 수준급이다. 홍상삼은 무실점한 10경기 동안 삼진을 16개 잡고 볼넷은 14개 허용했다. 안타는 하나만 맞았다.

위기 상황에서 힘을 내는 것이 무실점의 비결이다. 그는 주자가 없을 때 7개의 볼넷을 내줬다. 반면 볼넷이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1·2루에선 삼진을 4개 잡는 동안 볼넷이 하나였다. 1·3루 상황에서도 삼진 2개, 볼넷 1개다. 만루에선 어떨까. 홍상삼은 풀베이스 상황에선 삼진을 3개 잡았고, 볼넷은 하나도 내주지 않았다. 절체절명의 순간에선 집중력을 발휘한 것이다.

팀 동료 유민상은 유튜브 채널인 ‘KIA 타이거즈 TV’에 홍상삼과 함께 출연해 “상삼이는 꼭 주자를 3루로 보낸 뒤에 잘한다. 그래서 내가 ‘3루 변태’라고 놀린다. 3루 주자를 보고 있어야 집중이 되는 것 같다”며 농담했다.

위력적인 공을 던지기에 스스로 불을 끌 수 있다. 홍상삼이 헛스윙을 이끌어낸 비율은 42.9%로 10이닝 이상 던진 KBO리그 투수 중 최고다. 평균자책점 1.88의 호투를 이어가는 원동력이다.

자신을 믿고, 또 자신이 던지는 공을 믿는 것이 홍상삼이 과감히 공을 던지는 비결이다. “볼넷을 내주더라도 언제든지 삼진을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올 시즌 그에겐 있다. 하지만 그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공황장애를 겪으며 끊임없이 자신을 의심하던 그런 투수였다.

홍상삼은 작년 4월 2년여 만에 선발 등판한 1군 경기에서 승리투수 요건에 아웃카운트 한 개를 남겨 놓고 강판당했다. 그는 그날 경기 후 인터뷰에서 “타자 대신 나 자신과 싸우고 있다. 우황청심환을 먹고 마운드에 섰다”며 공황장애 증세를 털어놓았다.

지난 1월 광화문에서 인터뷰를 할 당시 홍상삼의 모습.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그는 "더는 물러날 곳이 없다"고 했고, 올 시즌 기적처럼 부활했다. / 고운호 기자

홍상삼의 투구 트라우마는 2013년 가을로 거슬러 올라간다. 홍상삼은 당시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1―0으로 앞선 8회 등판해 갑작스러운 제구 난조를 겪으며 폭투 3개(포스트시즌 한 이닝 최다 폭투)로 점수를 내줬다. 이후 플레이오프에선 상대 LG 팬들이 “홍상삼! 홍상삼!”을 외치며 마운드 위의 그를 흔들었다. 홍상삼은 “폭투 이후 팬들의 야유와 악성 댓글에 시달리면서 마운드에 오르는 것조차 두려워졌다”고 했다.

홍상삼은 작년 6월 구원투수로 두 경기를 더 뛴 뒤 1군 무대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타자가 아닌, 자신과의 싸움에 돌입했다. 최면과 명상 치료를 꾸준히 받으며 매일 자신의 심리상태를 영상 일기로 기록했다. 다행히 마음속 불안이 서서히 사라졌다고 했다. 지금도 시계 초침을 1분 동안 지켜보면서 잡념을 없애거나 미간을 두드리면서 ‘괜찮아, 다 좋아질 거야’라고 마음을 다잡는다.

그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해 가장 두려워했던 것과 정면으로 맞부딪치고자 마음을 먹었다. 홍상삼은 “마음의 병을 극복하기 위해 일부러 댓글을 찾아본다”고 했다. 그가 올 시즌을 앞두고 열성 팬이 많은 KIA행을 결심한 것도 팬들이 주는 압박감을 극복해야 지난날 아픔을 씻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홈런 맞아도 좋고, 폭투를 해도 좋으니 네 공을 던져라”고 한 서재응 투수 코치의 조언이 큰 힘이 됐다. KIA에 박준표·전상현 등 뛰어난 구원 투수들이 많은 것 역시 “내가 못 던지더라도 동료들이 막아줄 것”이라며 자신감을 가지게 했다. 이제는 초구에 폭투를 던지더라도 농담반 진담반으로 자신의 ‘루틴’이라 말하는 여유가 생겼다.

홍상삼은 “요즘은 좋은 댓글이 많아 신이 난다”고 했다. 공황장애를 겪었던 연봉 4000만원 선수의 극적인 부활. 마음의 병을 치료하고 마운드에 우뚝 선 그는 더욱 많은 응원 댓글을 받을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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