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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U는 에이스 품격, KK는 선발의 자격…코리언 피처가 이렇게 매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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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U는 에이스 품격, KK는 선발의 자격…코리언 피처가 이렇게 매섭습니다

기사입력 2020.08.18. 오후 06:02 최종수정 2020.08.18. 오후 06:03 기사원문
[스포츠경향]
토론토 류현진(왼쪽)과 세인트루이스 김광현. AP연합
아우가 먼저였고, 형님은 나중이었다. 둘 모두 호투를 통해 ‘코리언 투수’들의 매운맛을 선보였다. 메이저리그에서 한국 투수들이 같은 날 선발 등판을 한 것은 2013년 4월 16일 김병현(당시 콜로라도 로키스)과 서재응(당시 탬파베이 데블레이스) 이후 13년 만이다.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첫 선발 등판에 나선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은 18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더블헤더 1차전에서 3.2이닝 동안 3안타(1홈런) 3볼넷 1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1-1로 맞선 4회말 2사후 교체되면서 승패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초반 실점을 최소화하면서 세인트루이스가 후반 승부할 수 있도록 발판을 놨다. 세인트루이스는 7회초 1사 만루에서 브래드 밀러의 결승 2루타로 3-1 승리했다.

최고구속은 91.6마일(약 147㎞)이었다. 오랜만의 실전에서 구속은 살짝 떨어졌지만 최고 140㎞에서 최저 120㎞대를 오가는 슬라이더를 완벽히 제구해 컵스 타자들을 맞혀잡았다. 지난 7월25일 피츠버그와 개막전에서 마무리로 1이닝을 던진 뒤 무려 24일 만에 마운드에 올랐으나 빼어난 위기관리능력으로 메이저리그 첫 선발 등판에서 호평을 받았다.

1회와 3회 모두 위기에 몰렸지만 땅볼로 맞혀잡으며 실점하지 않았다. 1회말 1사후 볼넷과 2루타로 2·3루 위기를 맞자 고의 4구로 만루를 채운 김광현은 이언 햅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데이비드 보트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모두 몸쪽 직구로 과감히 승부했다. 세인트루이스 마이크 실트 감독은 이 장면을 두고 “김광현은 역시 프로 경험이 많은 투수”라고 평가했다.

유일한 실투가 실점이 됐다. 4회말 선두타자 햅에게 4구째 시속 88.5마일(약 142.4㎞) 직구를 던졌으나 높게 들어가 좌중월 솔로홈런이 됐다. 그러나 김광현은 다시 침착하게 후속 타자 둘을 내야 땅볼로 맞혀잡고 투구 수 57개로 첫 선발 등판을 마무리했다. 팀 내 코로나19 확진 사태 때문에 제대로 준비할 수 없던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뛰어난 활약이었다.

김광현이 마운드를 내려간 뒤 류현진(33·토론토)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류현진은 이날 오리올 파크에서 열린 볼티모어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완벽한 제구를 바탕으로 6이닝 동안 4안타 1실점으로 팀의 7-2 승리를 이끌고 시즌 2승(1패)째를 따냈다. 류현진은 볼넷을 1개도 내주지 않으면서 한층 안정적인 제구를 선보였다. 올시즌 장타군단으로 변신한 볼티모어를 상대로 땅볼 11개를 끌어내며 꽁꽁 묶었다.

주전 유격수 보 비셋의 부상, 전날 탬파베이와의 더블헤더 어이없는 연패 등 잔뜩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에이스 다운 활약이었다. 토론토 언론들은 “류현진이 위기에서 팀을 구했다”고 입을 모았다. 류현진이 선발등판한 5경기에서 토론토는 4승을 거두는 중이다.

13년 전 ‘그 날’에는 서재응이 7이닝 4실점을 기록, 팀 승리(6-4)에도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고, 김병현은 3이닝 5실점으로 부진해 패전했다. 13년만에 찾아 온 동반 선발의 날, 류현진은 승리투수가 됐고 김광현은 팀 승리의 발판을 놓는 호투를 펼쳤다. 둘이 기록한 이날 평균자책은 1.86이다. 류현진은 “(김)광현이의 등판을 클럽하우스에서 계속 지켜보면서 볼티모어전을 준비했다”며 “그동안 코로나19 때문에 준비하기 힘들었고 첫 선발이라 긴장했을텐데 잘 넘겼다. 함께 던지니까 당연히 좋다. 광현이는 계속해서 좋아질 것 같다”고 진한 소감을 남겼다.

이용균·김은진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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