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뉴 “오늘 토트넘 마음에 안든다…손흥민의 잘못이었을까

손흥민(28·토트넘)은 여름이면 더욱 바빠지는 선수였다.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선수여서 지구를 몇 바퀴씩 도는 게 일상이었기 때문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잔뼈 굵은 손흥민이지만 개막전을 뛴 기억이 없을 정도다. 그랬던 그가 14일 영국 런던에서 에버턴을 상대로 첫 개막전에 나섰으나 골도 도움도 기록하지 못하고 침묵했다. 다른 유럽파 선수들이 화려하게 새 출발을 한 것과 비교됐다.

프리시즌 4경기에서 4골로 훨훨 날았던 손흥민의 문제는 아니었다. 왼쪽 날개로 선발 출격한 손흥민은 동료들을 살리는 도우미 역할에 주력했다. 전반 득점에 가까웠던 찬스를 만들어낸 것만 두 차례. 손흥민은 전반 23분 해리 케인에게 날카로운 크로스를 배달했지만 아쉽게 그의 발에 닿지 못했다. 9분 뒤에는 역습 상황에서 델리 알리에게 절묘한 침투 패스를 연결하고도 골키퍼의 선방에 어시스트 기회를 놓쳤다.

개막전부터 둔탁한 토트넘 선수들의 발놀림이 화를 불렀다. 한수 아래로 여겼던 에버턴에게 주도권을 내준 토트넘은 결국 후반 10분 선제골까지 내줬다. 프리킥 상황에서 도미닉 칼버트-르윈에게 헤딩골을 내준 것이 이날 결승골이 됐다. 토트넘이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에버턴에 패배한 것은 12년 만의 일이다.

토트넘의 개막전 패배는 손흥민을 넘어 조제 무리뉴 토트넘 감독에게도 큰 충격이었다. 축구통계전문업체 ‘OPTA’에 따르면 무리뉴 감독은 지도자로 지난 18년간 개막전에서 11승7무를 기록했다. 그야말로 패배를 몰랐던 그가 패배로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무리뉴 감독은 “프리시즌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결과”라면서 “케인은 딱 한 번 훈련했고 누구라고 말할 수 없지만 코로나19 확진자도 있었다. 오늘 토트넘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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