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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김태형의 전화 한 통…'100억 대박' 나비효과


 "(박)건우는 아무 문제 없습니다."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지난여름 김경문 야구대표팀 감독에게 전화를 걸었다. 6월 22일 박건우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한 뒤였다. 김태형 감독은 당시 "피곤해하고, 쉬고 싶어 해서 2군에 가서 푹 쉬라고 했다. 그 선수로 인해 팀 분위기가 잘못되거나 그런 상황이 생길 때 감독은 결단을 내려야 한다. 지금으로선 결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뺐다"고 말소 배경을 설명해 파장이 컸다.


김경문 감독은 워크에식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령탑이다. 선수의 실력 못지않게 예의도 중시한다. 박건우는 당시 우타 외야수 가운데 가장 빼어난 성적을 내고 있었다. 올림픽 대표팀 승선이 유력했지만, 최종 엔트리 발표가 임박한 시점에서 박건우의 1군 엔트리 말소 건은 김경문 감독에게 고민을 안길 만한 이슈였다.


김태형 감독은 김경문 감독에게 전화를 걸었다. "건우는 아무 문제 없다"며 대표팀 선발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을 전달했다는 후문이다. 김경문 감독은 예정대로 성적을 기준으로 삼아 박건우를 대표팀에 발탁했다.


그날 전화 한 통의 나비효과는 컸다. 박건우는 원래대로면 올 시즌을 마치고도 FA 등록일수가 5일 정도 부족해 다음 시즌까지 뛰고 FA 자격을 얻을 수 있었다. 도쿄올림픽 대표팀에 승선한 덕분에 FA 등록일수 혜택을 얻어 부족한 5일을 채우고 이번에 시장에 나올 수 있었다.


시장 상황까지 좋았다. 김재환, 김현수, 나성범, 박해민, 손아섭 등 리그 정상급 외야수들이 한꺼번에 나오면서 박건우의 가치도 함께 올랐다. KIA 타이거즈가 나성범 영입전에서 우위를 점했고, 나성범의 원소속팀 NC 다이노스가 방향을 급선회하면서 박건우에게 적극적으로 접촉했다. NC는 중견수와 우익수가 모두 가능한 박건우가 나성범을 잡거나 놓치는 2가지 상황에 모두 적합한 카드라고 판단했다.


박건우는 14일 NC와 6년, 계약금 40억원, 연봉 54억원, 인센티브 6억원, 총액 100억원 대형 계약에 도장을 찍었다. 박건우는 정든 두산을 떠나는 아쉬운 마음이 담긴 손편지를 써서 자신의 SNS에 공개했다. 2군 시절부터 자신을 눈여겨보고 리그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이끈 김태형 감독을 향한 감사 인사가 눈길을 끌었다.


박건우는 "김태형 감독님께서 2군에 있던 내게 기회를 주셨다. 너무 무서운 감독님이셨는데, 오랜 시간 모시다 보니 정말 정이 들었다. 끝까지 나를 믿어 주셔서 감사하다. 감독님의 온전한 믿음에 보답하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까움과 후회가 남는다. 정말정말 감사했다. 끝까지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감독님으로 꼭 남아 달라"고 진심을 전했다.


김태형 감독도 막상 박건우를 다른 팀으로 보내게 되니 내심 섭섭한 눈치다. 김 감독은 본인 SNS에 박건우와 찍힌 사진과 함께 "우리 뺀질이 없으면 심심해서 어떡하지"라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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