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도 뿔났다' 판정에 의혹 제기 "중국 金주려 부정출발 불었나"

‘중국발 편파판정’이 연일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도 판정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일본이 불만을 드러낸 판정은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중국 베이징의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종목에서 등장했다.

일본은 이날 동메달을 목에 건 모리시게 와타루를 포함해 신하마 다쓰야, 무라카미 유마까지 총 3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세 선수는 2021~2022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남자 스케이팅 500m 랭킹에서 차례대로 2~4위를 차지하고 있는 선수들이다. 일본은 3명의 선수가 모두 메달을 따는 최상의 시나리오까지 그리기도 했다.

하지만 금메달은 올림픽 신기록을 쓴 중국의 가오팅위(34초32)가 가져갔고, 은메달은 한국 대표팀의 차민규(34초39)가 차지했다. 일본은 남은 동메달에 만족해야했다. 와타루(34초49)가 3위로 체면치레를 했을 뿐 유마는 8위(34초57), 다쓰야는 20위(35초12)에 그쳤다.

경기가 끝난 후 일본 최대 일간지인 요미우리신문 온라인판을 비롯해 스포츠 매체인 도쿄스포츠, 스포니치 등 복수매체는 14조에서 뛴 와타루와 15조 다쓰야의 경기에서 나온 부정출발 판정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두 경우 모두 일본 선수들이 아닌 그들의 레이스 파트너가 부정출발을 지적당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부정출발 판정이 연이어 터진 것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라며 “와타루는 동메달을 따냈지만 다쓰야는 밸런스가 무너지며 20위에 그쳤다”고 전했다.

각 매체에 따르면 이를 지켜보던 일본 네티즌들은 “명백히 부정출발이 아니었다”, “슬로우비디오로 봐도 스타팅건이 빛나고 난 이후에 선수들이 움직인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판정에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몇몇 네티즌들은 “중국을 이기게 해주려고 일부러 부정출발 판정을 내렸다”, “중국에게 돈을 받은 것 같은 작위적인 부정출발 판정이었다”라며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실제로 1위 가오팅위는 이날 7조에서 일찌감치 레이스를 펼쳤다. 익숙한 홈 경기장을 사용한 가오팅위는 올림픽 신기록을 쓰며 쾌조의 경기력을 자랑했다. 하지만 쟁쟁한 실력자들인 일본의 세 선수를 비롯해 강력한 우승 후보이자 세계 랭킹 1위 로랑 뒤브뢰유도 모두 뒷 조에 편성돼 있었기에 금메달의 향방은 오리무중이었다.

일본이 의혹을 제기한 것은 바로 이런 점이다. 강력한 경쟁자들의 레이스에서 첫 출발에 부정출발 판정을 내림으로써 선수들의 밸런스를 붕괴시켰다는 것. 스피드스케이팅은 쇼트트랙처럼 옆 선수를 이기는 시스템이 아니다. 모든 선수가 돌아가며 레이스를 펼치고 나온 기록으로 순위를 다툰다. 그렇기에 판정 시비가 붙을 일이 표면적으로는 없다.

하지만 첫 출발에서 부정출발이 나온다면 이야기는 다르다. 다음 출발에서 또 부정출발이 나오면 실격처리가 되기 때문에 선수들은 심리적인 부담감을 안고 출발해야한다. 단거리 종목에서 스타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물론 정말 잘못된 판정인지 아닌지에는 갑론을박이 있다. 경기를 지켜보는 각 국가의 입장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 이 경기를 중계한 SBS의 제갈성렬 해설위원은 “움직임이 있었다. 아주 정확하게 잡아냈다”라고 평가를 내렸고, 함께 호흡을 맞춘 배성재 캐스터는 “예민하게 봤다”고 코멘트를 남기기도 했다.

일본은 이미 지난 스키점프에서 자국 간판스타 다카나시 사라가 유니폼 문제로 실격처리되면서 판정 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 그에 이어 이번 스피드스케이팅까지 문제가 발생하며 논란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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