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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진 스피드, 달라졌다 이고은

이고은이 감독의 걱정을 본인이 직접 불식시켰다.

이고은은 시즌 시작과 함께 주전 세터로 낙점 받았다. 지난 시즌보다 더 빠른 플레이를 보여주기 바랬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공격수의 타점을 적극 활용하지 못했고, 호흡도 어긋났다. 결국 2라운드부터는 본인을 대신해 이윤정이 코트를 밟았고, 웜업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이윤정이 흔들릴 때마다 분위기 쇄신을 위해 나서는 경우가 많았지만 시즌 후반에 이르자 다시 주전으로 코트를 발는 경우가 잦아졌다. 본인의 경기력을 점차 끌어올리려는 찰나, 코로나19로 인해 16일 간의 공백기를 가지게 됐다. 리그가 중단되는 동안 선수들 간 호흡을 완벽하게 맞추지 못하면서 완벽한 경기력을 기대할 수 없었다. 

김종민 감독은 23일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현대건설과 5라운드 경기에서 이고은을 주전 세터로 낙점했다. 상대 현대건설이 이날 경기에서 승점 3점을 따낸다면 정규리그 1위를 확정짓는 상황이었기에 서로에게 중요했다.

경기에 앞서 김종민 감독은 “세터 운영을 어떻게 해야 할 것 인가에 생각이 많아졌다. 분명 이고은이 많이 좋아 보였지만, 세트플레이나 다른 공격수 활용은 한쪽으로 치우쳤다. 그럼에도 고은이가 중요한 경기에서 해줘야 할 역할이 있기에 기회를 줘야 한다”라고 기대를 보였다.

이고은은 확실히 이전과는 다른 경기 운영이었다. 여전히 양쪽 날개 공격수를 활용한 비중이 높았지만 빨라진 스피드로 경기를 풀어갔다.

켈시 페인(등록명 켈시)와 호흡은 굉장했다. 켈시의 높은 타점을 활용해 빠르게 공을 전달했고, 켈시는 본인에게 전달된 공을 득점으로 만들었다. 켈시는 이날 경기에서 양 팀 최다 득점인 30점에 공격성공률도 54.72%의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박정아도 달랐다. 켈시에 이어 19점을 올리며 '클러치박'의 면모를 보여줬다. 이전에는 연타 공격이 많았다면, 이날 경기에선 높은 타점과 강한 힘을 활용한 공격을 선보였다.

또한 이고은은 상대가 날개 공격수에 집중할 틈을 타 중앙과 이동 공격을 활용하면서 상대의 허를 찔렀다. 

이고은의 수비도 좋았다. 본인을 향해 오는 공을 대부분 걷어 올리면서 경기를 이어갔다. 21번의 디그 시도 중에 19개를 성공시키면서 끈질긴 모습을 보여줬다.

이고은의 활약에 힘입어 도로공사는 현대건설을 상대로 세트스코어 3-0(25-22, 25-19, 25-18)로 셧아웃 승리를 따냈다. 자신들의 홈에서 상대의 정규리그 1위 확정 축포를 터트리지 못하게 막았을 뿐만 아니라, 올 시즌 처음으로 현대건설에게 승점을 내주지 않은 유일한 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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