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환한 'KK'가 선보인 KKKK 열기..무명 거포 한 방에 김 빠졌다

[스포츠춘추=문학]

SSG 랜더스 김광현이 국내 복귀 뒤 첫 실전 투구를 소화했다. 귀환한 ‘KK’가 선보인 KKKK 열기에 문학 분위기가 달아올랐지만, 무명 거포에게 맞은 홈런 일격에 그 열기가 만든 김이 한순간 빠졌다.

김광현은 3월 22일 시범경기 문학 LG 트윈스전에서 6회 구원 등판해 2이닝 2피안타(1홈런) 4탈삼진 1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국내 복귀 김광현의 첫 실전 투구를 보고자 30여명의 취재진이 몰리면서 문학구장 열기가 달아올랐다. 선발 등판한 이반 노바가 5이닝 2실점으로 내려간 뒤 김광현이 6회 초 마운드에 오르자 야구장 내 모든 시선이 귀환한 ‘KK’로 쏠렸다.

김광현은 6회 초 말 그대로 ‘퍼펙트 KKK’ 투구를 펼쳤다. 김광현은 신민재, 오지환, 한석현으로 이어지는 상대 타선을 모두 3연속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특히 상대 타자 타이밍을 절묘하게 빼앗는 커브 제구가 일품이었다.

단 11구로 6회 초를 마친 김광현은 7회 초 마운드에도 올랐다. 김광현은 김보경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은 뒤 리오 루이즈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김광현이 보여준 ‘KKKK’ 쇼에 화려한 귀환식을 예감하게 했다.

하지만, 무명 거포 송찬의가 김광현의 뜨거웠던 귀환식 분위기를 한순간에 얼어붙게 만들었다. 7회 초 2사 뒤 타석에 들어선 송찬의는 김광현의 초구 147km/h 속구를 통타해 비거리 110m짜리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날 노바를 상대로도 홈런을 빼앗았던 송찬의를 김광현을 상대로도 홈런을 쏘아 올리면서 메이저리그 출신 투수 두 명을 상대로 인상적인 활약상을 남겼다. 송찬의는 시범경기 5홈런으로 개인 홈런 부분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불의의 일격을 당한 김광현은 후속 타자 서건창에게 스트레이트 볼넷, 문성주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다소 흔들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박재욱을 초구 투수 땅볼로 잡고 추가 실점을 막은 김광현이었다.

이날 김광현은 총 27구를 투구한 가운데 최고 구속 150km/h 속구(11개), 슬라이더(8개), 투심 패스트볼(5개), 커브(3개)를 섞어 LG 타선을 상대했다. 비록 불의의 피홈런 일격을 당한 점은 아쉬웠지만, 다소 늦어진 시즌 준비에다 첫 실전 투구였음을 고려하면 김광현에겐 무난한 등판 결과물이었다.

경기 뒤 만난 김광현은 “현재 몸을 만드는 단계고 지난해보다 몸 상태가 좋다는 점이 만족스럽다. 오늘 등판 투구수가 27개 정도밖에 안 돼서 다음 등판에선 3이닝 총 50~60구 정도 투구를 해야 할 듯싶다. 체인지업을 많이 던지려고 했는데 좌타자가 너무 많아서 아쉬웠다. 그래도 커브와 슬라이더가 스트라이크로 잘 들어간 점은 긍정적이다. 구속도 만족스럽다”라는 첫 실전 등판 소감을 전했다.

송찬의에게 맞은 홈런에 대해서 김 광현은 “좋은 타자라고 느꼈다. 상대가 속구를 노리는 걸 알았지만, 속구를 던지려고 했다. 그걸 노려서 홈런을 쳤다는 것 자체가 좋은 타자라고 본다. 정규시즌 때는 변화구를 또 적절하게 활용해야 한다. 사실 홈런 다음에 나온 스트레이트 볼넷이 가장 아쉽다. 시즌 때는 그런 장면이 안 나와야 한다”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제야 실전 첫 등판을 소화한 김광현은 4월 초 개막 로테이션 합류가 어려울 분위기다. SSG 김원형 감독은 “김광현은 세 번 정도 완전한 실전 선발 등판을 소화한 다음에야 1군 선발 로테이션 합류가 가능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잔여 시범경기와 연습경기를 통해 투구수를 충분히 끌어 올린 뒤 4월 중순 정도에 1군 선발 로테이션 합류 시점이 잡힐 전망이다.

김근한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