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의 귀환에 상금도 대박?

입장권·기념품·식음료 등
수익따라 상금규모 달라져

◆ 조효성 기자의 마스터스 라이브 ◆

타이거 우즈. [AFP = 연합뉴스]'신비주의' 마스터스 토너먼트는 독특하게 운영된다. 총상금과 우승 상금을 미리 정하지 않는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4대 메이저대회 중 유일하게 골프장(오거스타GC)이 주최하는 마스터스는 후원 기업이 없고 철저하게 중계권과 입장권, 기념품, 식음료 등 판매 수익을 바탕으로 대회 3라운드가 끝난 뒤 총상금 규모를 발표한다. 일단 코로나19로 정상 운영을 하지는 못했지만 지난해 총상금은 1150만달러에 우승상금 207만달러였다.

이번 대회 총매출 규모가 나오려면 아직 멀었지만 벌써부터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마스터스는 하루에 보통 4만5000명, 대회가 열리는 '마스터스 기간'인 일주일간 20만~3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3년만에 정상 운영이 된 탓에 대회장을 찾은 관중(패트런)들의 소비 욕구가 하늘을 찔렀다. 오전 8시부터 개장하는 골프장 입구에는 월요일 새벽부터 몰려 든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고 이들은 지난 2년간 사지 못한 기념품을 구입하기 위해 기념품점으로 몰려들었다. 본 대회가 시작되기도 전인 지난 월요일 이미 매진이 된 품목들이 생겼을 정도다. 마치 지난 2년간 억눌렸던 '보복 소비'를 하듯 이들은 마스터스의 로고가 들어간 기본 모자를 수십개씩 구매하는 것은 기본이고 티셔츠, 점퍼, 액세서리 등 한 사람이 수천달러씩 결재하고 있다. 코스에는 이미 쇼핑을 마친 관중들이 양 손에 커다란 쇼핑 가방을 들고 있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물론 다른 한 손에는 '마스터스 기념컵'을 가져가기 위해 수십개의 '맥주컵'을 쌓아 들고 다니는 모습도 흔하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여기에 '우즈 복귀'가 불을 지필 모양새다. 지난 2017년 식음료 매출 800만달러, 입장권 매출 약 3500만달러 등을 합해 1억2400만달러를 벌어들인 마스터스는 당시 총 상금 규모를 1100만달러로 정했다. 그런데 2018년 우즈가 3년만에 마스터스에 복귀할 당시 매출이 증가하며 총상금은 1150만달러로 늘어났고 우승 상금도 9만달러나 증가한 바 있다. 또 2019년의 경우 입장 수입이 무려 7000만달러였다. 입장권 판매 3500만달러, 패트런(관중)용 배지 판매대금 1300만달러, 연습라운드 관전 티켓 수입 1000만달러, '버크먼스 플레이스'로 불리는 VIP 관람시설 수입 1200만달러 등이다. 기념품 수입은 자그마치 5000만달러, 식음료 판매만으로도 1200만달러의 수입을 올렸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후 3년만에 다시 정상 운영에 돌입한 마스터스. 골프장을 개방한 월요일 연습라운드 첫날부터 우즈를 보기 위해 수만명의 관중이 몰려들었다. 관중들의 함성과 규모만 봐도 우즈가 몇 번홀에서 어떻게 샷을 했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이들의 규모가 상금을 결정한다. 3년만의 정상 운영에 이어 우즈 복귀라는 호재를 맞은 마스터스의 올해 총 상금 규모가 얼마나 더 늘어날 지 관심이 모아진다.

오거스타 시내도 오랜만에 활력이 돌고 있다. 시내에는 '티켓 구합니다' 라는 팻말을 목에 건 사람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고 각종 '티켓 판매 사이트'에서도 내놓은 티켓이 순식간에 팔려나가고 있다. 또 음식점들도 골프장을 빠져나온 관중들이 찾으며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지난 2019년 조지아주 오거스타 지역 신문인 일간 오거스타크로니클은 "리처드 프란자 오거스타대 경영대학장 연구에 따르면 마스터스가 오거스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1억2500만달러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또 지역 국세청장인 스티븐 켄드릭도 "오거스타에서는 마스터스 주간을 '13월'로 부를 정도로 수입이 어마어마하다"고 설명했다.

기사제공 매일경제

오거스타(조지아주) = 조효성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