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네이트 피처→어메이징 커쇼, 다승선두 ERA 1.80

8일 리글리필드에서 벌어진 시카고 컵스와의 더블헤더 제1경기에서 7회를 마치고 8회 덕아웃에 앉아 있는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가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시카고|AP연합뉴스

[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가 4승을 거뒀다. 다승 부문 공동 선두다.

8일(한국 시간)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벌어진 컵스와의 더블헤더 제1경기에서 7이닝 5안타 1볼넷 2삼진 무실점 쾌투로 팀의 7-0 승리를 이끌었다. 타선은 1회부터 프레디 프리먼의 적시 2루타로 선취점을 뽑아 커쇼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커쇼(34)의 전담포수 오스틴 반스는 시즌 3호 홈런으로 맞장구를 쳤다. 3개의 홈런 가운데 2개가 커쇼와 배터리를 이룬 경기에서 터졌다. 커쇼와 호흡을 맞추면 장타도 살아난다. 반스(32)는 전형적인 수비형 포수에 콘택트 히터다.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이 2017년 8개다.

커쇼에게 이날의 컵스전은 일종의 복수전이었다. 지난해 5월5일 리글리필드에서 커쇼는 2008년 데뷔이래 최악의 피칭으로 강판당했다. 1이닝 동안 4안타 2볼넷 4실점했다. 이 전 최소 이닝 피칭은 밀워키 브루어스전 1.1이닝이었다.

1년 만에 다시 컵스를 만난 커쇼는 커터급의 고속 슬라이더로 타자들을 농락했다. 삼진 2개는 올시즌 최소. 지난달 25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원정 삼진 3개가 시즌 최소였다. 그러나 7이닝 무실점 역투로 올해 5차례 등판에서 두 차례나 7이닝 제로 실점이다. 시즌 성적 4승 평균자책점 1.80이다. 30이닝에 삼진 32개 볼넷은 3개에 불과하다.

커쇼는 구속 저하로 더 이상 메이저리그의 ‘지배적인 피처(Dominate Pitcher)’는 아니다. 하지만 이닝보다 삼진이 더 많은데서 알 수 있듯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하는 구위는 여전하다. 커터처럼 구속이 빠른 초고속 슬라이더 무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초고속 슬라이더의 커맨드가 이뤄지면서 정상급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물론 현 페이스를 반짝으로 보는 회의적 시각도 존재한다. 정규시즌에서는 통하지만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90마일의 포심패스트볼과 주무기 슬라이더, 커브로 3번째 타순까지 막아낼 수 있을지는 섣불리 장담하기 어렵다.

지난 1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 선발 등판에 앞서 불펜에서 몸을 풀고 덕아웃으로 향하는 클레이튼 커쇼와 전담포수 오스틴 반스와 마크 프라이어 투수코치. USA TODAY Sports연합뉴스

그러나 올해 커쇼는 계속 이정표 기록을 남기고 있다. 시즌 데뷔전 미네소타 트윈스전에서 7이닝 퍼펙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에서 다저스 역대 삼진킹에 오르는 등 스포트라이트 한 가운데 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커쇼의 등판을 조절해주고 있다. 트윈스전 이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 5일 만의 등판을 제외하고 모두 추가 휴식으로 마운드에 올렸다. 구속, 나이를 고려하면 추가 휴식이 커쇼에게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닝당 볼넷과 안타 허용은 0.73으로 내셔널리그 1위다. MLB 전체 1위는 휴스턴 애스트로스 베테랑 저스틴 벌래더로 0.70이다.

커쇼는 이날 승리로 통산 189승을 작성했다. 앞으로 11승을 추가하면 대망의 200승 고지에 올라선다. 현재 페이스를 유지하고 부상만 없다면 11승은 큰 걸림돌은 아니다. 15승 이상을 마지막으로 거둔 게 2019년 16승이다.

현역 투수로 200승 이상 달성자는 벌랜더(229승)와 캔자스시티 로열스 잭 그레인키(219승) 2명이다. 뉴욕 메츠 셔저(194승)와 커쇼(189승),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애덤 웨인라이트(187승)가 200승에 도전하고 있다.

커쇼의 시즌 초반 활약에 미국 언론은 ‘어메이징(Amzing) 커쇼’로 표현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기사제공 스포츠서울

문상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