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다보니 어느새 눈앞…김연경 ‘우승 트로피’ 안을까

“이번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배구 여제’ 김연경(35·사진)은 지난 7일 경기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21 27-25 25-15) 승리를 이끈 뒤 이렇게 말했다. 2위 흥국생명(20승6패)은 이날 승리로 선두 현대건설(21승5패)과 승점 60점으로 동률을 맞춰 완전히 턱밑까지 따라붙었다.

시즌 내내 현대건설을 쫓은 흥국생명에 기회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허리 통증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야스민의 교체를 단행했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주전 리베로 김연견까지 부상을 입어 전력에 치명타를 입었다.

흥국생명도 순탄하지는 않다. 구단 고위층의 선수 기용 개입 여파로 권순찬 전 감독이 경질되는 내홍에 휩싸였다. 새 사령탑을 선임하지도 못해 현재까지 김대경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 그런데 오히려 전력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김연경을 중심으로 한 선수단의 시너지 효과가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GS칼텍스에서 트레이드된 세터 이원정은 김연경과 호흡을 잘 맞췄다. 이날 현대건설전에서 이적 후 두 번째로 선발 출전한 이원정은 김연경이 자연스럽게 득점할 수 있도록 적절하게 볼 배분을 했다. 덕분에 이날 김연경의 공격 점유율은 41.86％로 올 시즌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원정은 세터임에도 팀 블로킹(7개)의 과반인 블로킹 득점 4개를 기록하기도 했다.

김대경 감독대행은 “이원정 덕분에 김연경의 점유율이 높아져 팀 공격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했다. 김연경도 “신인 때부터 주공격수의 역할을 했기 때문에 공을 많이 만지게 되면 그만큼 리듬감이 많이 생긴다”고 말했다.

또한 주포 옐레나는 지난 3일 KGC인삼공사전부터 김연경과 전·후위를 나눠 대각으로 배치돼 공격을 하고 있다. 김연경이 전위에서 처리하며 점유율을 가져가다보니 옐레나에게 몰리던 공격이 분산돼 부담을 덜었다. 덕분에 김연경과 옐레나가 나란히 22점, 20점을 올릴 수 있었다. 옐레나는 “앞으로도 호흡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연경은 “앞으로의 경기가 더 중요할 것 같다”고 긴장의 끈을 바짝 조였다. 지난달 29일 올스타전에서 MVP를 수상한 그는 “챔피언결정전까지 가서 좋은 결과로 마치고 싶다. 성적이 좋아 받을 수 있는 상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선두를 꺾고 사흘 쉰 흥국생명은 11일 홈에서 IBK기업은행과 경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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