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끌어올린 김연경, 은퇴 고민 중 "가장 높은 곳에 있을 때…"

 '배구여제' 김연경(35)이 흥국생명을 1위로 끌어올렸다.

김연경은 1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펼쳐진 ‘도드람 2022-23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페퍼저축은행전에서 팀 내 최다인 19득점을 기록, 세트 스코어 3-0(25-17 25-18 25-19) 셧아웃 승리를 이끌었다.

1~2세트에서 맹활약한 김연경은 13-13 맞선 3세트에서 내리 3점을 올리며 승기를 가져왔고, 흥국생명은 옐레나-이주아 등의 공격을 더해 승리를 확정했다. 승점3을 추가한 흥국생명(21승7패·승점63)은 현대건설(21승7패·승점61)을 끌어내리고 1위로 올라섰다.

올 시즌 개막 후 첫 선두다.

지난 10일 현대건설이 페퍼저축은행에 2-3으로 져 추월의 기회를 잡은 흥국생명은 홈에서 IBK기업은행에 패해 선두 도약에 실패했다. 절호의 기회를 놓친 흥국생명 선수들은 짙은 아쉬움에 코트를 떠나지 못했다.

두 번째 찾아온 기회는 잡았다. 13일 선두 현대건설이 한국도로공사에도 패하면서 흥국생명은 다시 한 번 기회를 잡았고, 이번에는 흔들림 없이 상대를 완파하고 1위를 꿰찼다. 외국인선수 야스민 등 주축 선수 부상 이탈 속에 낯선 연패에 빠진 현대건설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행보다.

선두 도약의 중심에 있었던 ‘배구 여제’ 김연경은 경기 후 선수들과 기쁨을 나누며 격려했다. ‘윗선 개입’ 파문과 권순찬 전 감독 경질 사태 속에도 ‘리더’ 김연경은 김대경 감독대행과 함께 선수들을 다독이고, 때로는 파이팅을 불어넣으며 무너질 것 같았던 흥국생명을 여기까지 끌고 왔다.

흥국생명 김연경. ⓒ 한국배구연맹최정상급 기량도 여전하다. 김연경은 공격종합 1위를 달리고 있다. 객관적 지표에서도 외국인선수 옐레나(공격종합 3위)를 앞선다. 배구 관계자들이 “흥국생명은 외국인선수가 2명 있다”고 말할 정도다.

코트 안에서나 밖에서나 ‘배구 여제’다운 면모를 뽐내고 있는 김연경은 선두로 올라선 뒤 가진 인터뷰에서 “정말 기쁘다. 지금의 전력을 잘 유지해서 꼭 1위를 지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나돌고 있는 은퇴설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김연경은 “은퇴 생각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며 “한국 나이로 서른 여섯이다. 예전부터 가장 높은 자리에 있을 때 내려놓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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