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류첸코, 외국인 주장 때 K리그 우승 선례 “나도 기대한다”

프로축구 FC서울이 개막을 앞두고 구슬땀을 흘리는 15일 일본 가고시마현 기리시마시 고쿠부경기장. 때로는 유머 감각으로, 때로는 강한 메시지로 분위기를 주도하는 건 하얀 피부와 푸른 눈의 외인 일류첸코(33)였다. 이날은 훈련복 차림으로 주장 완장을 차지는 않았지만 리더의 품격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안익수 서울 감독은 일류첸코를 바라보며 “주장을 맡고 첫 훈련인데, 잘해주고 있다”고 했다.

K리그 5년차에 접어든 골잡이 일류첸코는 “나에게는 서프라이즈 같은 일”이라면서 “감독님은 내가 어린 선수들의 귀감이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고, 리더십과 소통에서 부족함이 없는 주장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만으로 약 3년 반을 한국에서 지낸 일류첸코는 “국적에 따른 언어 차이는 대부분 영어로 대화가 가능해 문제가 아니다”라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과거에는 코칭스태프와 선수 간 가교 역할을 하는 ‘캡틴’이 국내 선수 역할이라는 생각이 강했다. 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 외인 주장 선임은 어쩌면 올해 K리그의 변화를 읽는 지점이 될 수도 있다. 한 시즌 성적을 좌우한다는 외인 선수 보유 한도가 기존 ‘3+1’(국적무관 3명+AFC 가맹국 1명)에서 ‘5+1’로 늘어났다. 한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 18명에서 최대 6명을 외인 선수가 차지하면서 피할 수 없는 흐름인 셈이다. 2023시즌에는 2년 연속 주장을 맡은 대구FC 세징야와 함께 일류첸코까지 외인 ‘캡틴’ 둘이 그라운드를 누빈다. 서울만 따지면 2016년 오스마르에 이어 두 번째다.

독일 분데스리가 2부를 누비던 일류첸코는 2019년 포항 스틸러스에 입단하면서 K리그에 뛰어들었다. 포항에서 첫해 반년만 뛰고도 9골 2도움으로 합격점을 받았고, 이듬해에는 19골 6도움이라는 놀라운 득점력으로 리그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공인받았다. 그리고 전북 현대를 거쳐 지난해 여름 서울 유니폼을 입었다. 외인 선수가 반년 만에 스타플레이어가 즐비한 ‘전통의 명가’ 서울의 주장 완장을 찼다는 점도 특이하다.

팀 내에서 뛰어난 실력과 강한 승부욕, 그리고 리더십을 높이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일류첸코는 “한국에 오래 살았지만 아직 문화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다. 서울에 경험 많은 선수들이 많으니 소통하며 도움을 받으려 한다”고 말했다.

일류첸코가 만들 서울의 변화도 관심을 모은다. 서울은 오스마르가 외인 주장으로 활약했던 2016시즌에 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서울은 K리그를 대표하는 ‘명문’이었지만 지난 세 시즌은 강등권에서 싸우다 파이널B(7~12위) 그룹에 머물러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일류첸코는 ‘명예회복’ 시즌을 약속했다.

그는 “(오스마르가) 좋은 결과를 가져왔던 것처럼, 나도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며 “최소한 ‘톱6’로 가야 한다. 개막전부터 팬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다”는 욕심을 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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