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전 충격의 역전패, 너무 안일했나…여자 배구 '아시아 4강도 노란불'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승리를 코앞에 두고 있었던 한국 여자배구가 베트남에 역전패를 당하면서 아시아선수권 8강 진출 도전에 '적신호'가 켜졌다.

세자르 곤잘레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30일 태국 나콘라차시마에서 열린 2023 아시아배구선수권대회 예선 C조 1차전에서 베트남에 세트스코어 2-3(25-22, 25-19, 23-25, 17-25, 13-15)으로 패배했다.

전력 면에서 한국의 우위가 예상된 경기였고, 실제로 경기 초반까지만 해도 주도권을 잡고 있던 팀은 한국이었다. 1세트 승리로 분위기를 끌어올린 뒤 여유롭게 20점 고지를 밟은 2세트도 승리로 장식했다. 특히 블로킹, 서브 등으로 상대를 흔들며 베트남보다 한 수 위임을 증명하는 듯했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3세트 16-12로 리드를 잡고 있던 한국은 단숨에 17-17 동점을 허용하더니 결국 20-21로 역전을 내줬다. 끈질기게 따라붙었으나 세트포인트에 먼저 도달한 베트남이 3세트를 차지하면서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갔다.

4세트 역시 한국이 14-11로 앞서가는 상황이었지만, 베트남의 매서운 추격에 힘을 쓰지 못했다. 더구나 공격까지 블로킹에 막히는 등 좀처럼 경기가 풀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오히려 3세트보다 더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한껏 기세를 끌어올린 베트남은 5세트 초반부터 한국을 거세게 몰아붙이면서 승리에 한 걸음 다가섰고, 조직력과 집중력을 앞세워 리드를 지켜내며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반면 충격에 빠진 한국 선수들은 패배를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결국 3세트와 4세트에서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상대에게 역전을 허용한 게 세트 패배로, 또 풀세트 접전까지 이어졌다.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경기였기에 대표팀이 느끼는 아쉬움이 더 클 수밖에 없다.

한국은 물론이고 베트남도 이런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아시아배구연맹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베트남의 주장을 맡고 있는 쩐 티 탄 투이는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서 "강한 서브를 구사하는 한국이 매우 강한 팀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경기에서 이긴 건 매우 놀랍다"라며 "때때로 리시브에 어려움이 있었던 만큼 모든 팀원들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 우리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기도 했으나 서로 도왔고, 함께 싸웠다. 우리가 만든 결과에 행복하게 생각한다. 우리가 한국을 상대로 처음으로 승리를 거뒀다"고 미소 지었다.



베트남에 일격을 당한 한국은 31일 대만, 다음달 1일 우즈베키스탄과의 예선 일정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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