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계 빨리 떠나고 싶다"...로즈, 인종차별 받고 폭탄선언

[인터풋볼] 신명기 기자= 인종차별 문제가 또 다시 유럽 축구계를 흔들고 있다. 잉글랜드 대표팀의 흑인 선수들이 유로 예선전에서 인종차별적인 구호를 들었고, 최근 유벤투스의 모이스 킨도 리그 경기 중 비슷한 일을 겪어야만 했다. 피해자 중 한 명인 대니 로즈(28, 토트넘)는 인종차별 문제를 소홀히 다루는 축구계에서 떠나고 싶다는 이야기까지 꺼냈다.

국제축구연맹(FIFA)을 시작으로 유럽축구연맹(UEFA)도 인종차별을 근절하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관련 사건들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26일 유로 2020 예선에서는 잉글랜드와 몬테네그로가 맞붙었다. 몬테네그로의 홈에서 열린 경기에서 잉글랜드의 로즈, 라힘 스털링, 칼럼 허드슨-오도이 등 흑인 선수들은 인종차별적인 구호를 들어야만 했다. 몬테네그로 팬들은 이들을 향해 원숭이 소리를 내는 등 조롱했다.



이에 스털링은 원숭이처럼 귀를 접어보이는 동작을 취하면서 인종차별적 구호에 대해 응수하기도 했다. 첼시의 경우 아직 10대 선수인 오도이를 위해 심리상담까지 준비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또 한 명의 피해자인 로즈는 더욱 신물이 난 듯 보였다. 최근 '비인스포츠'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로즈는 "내가 어떤 것까지 생각하고 있는지 말하겠다. 나는 5~6년 뒤 축구계를 떠날 생각까지 하고 있고 그것을 고대하고 있다"라는 생각을 드러냈다.

이어 "내 소속팀인 토트넘의 감독(마우리시오 포체티노)이 주심 판정에 불만을 표출했다는 이유로 2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는 것을 보라. 인종차별자들에 대해서는 오로지 약간의 벌금만 주어진다. 얼마나 우스운지 모른다"라고 덧붙이며 인종차별을 다루는 축구 기관들에 대해서도 불만을 나타냈다.

이러한 불만을 영국 매체들도 전했고 영국 축구 전문가인 크리스 서튼도 이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서튼은 영국 '메일'을 통해 "로즈가 축구계를 떠나고 싶다고 한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 인종차별을 겪어 마땅한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라고 말했다.

서튼은 "로즈가 축구 기관들이 내리는 징계(벌금)에 대해 말했던 것도 옳은 이야기라고 본다. 한심한 행태이며 FIFA나 UEFA가 이를 깨달아야만 할 것"이라면서 더 강력한 제재를 내릴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축구계 내부에도 여전히 이 부분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퍼져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벤투스의 레오나르도 보누치가 팀 동료인 킨이 칼리아리 팬들에게 인종차별을 당한 뒤 세레머니를 한 것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가 뭇매를 맞았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보누치는 "킨과 칼리아리 팬에게 50대50의 잘못이 있다"고 말했다가 비판을 받자 자신의 발언이 오해였다며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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