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이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 그룹 회장, 구현모 KT 대표 등 정부의 민관합동 일자리 창출사업인 ‘청년희망온(ON)’에 참여한 6대 기업 대표들과 오찬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인재는 기업의 가장 확실한 투자처”라며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기업의 몫이고, 정부는 최대한 지원할 뿐”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부는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고, 제도 교육을 통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고자 노력해 왔다”면서도 “빠른 디지털 전환과 기술 발전 속에서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과 훈련 역시 기업이 더 잘할 수 있다”고 했다.
최근 재계에선 “뇌물을 받은 박 전 대통령은 사면되고 이 부회장은 가석방 상태로 경영에 제약을 받는 모순적인 발생하게 됐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가석방 상태인 이 부회장의 경우 취업제한 적용을 받기 때문에 현재 ‘무보수·미등기 이사’ 형식으로 직을 유지하고 있다. 해외 출장 때도 법무부의 사전 허가를 받는 등 활동에 제약이 작지 않다. 그러나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사면’이란 표현은 물론, 사면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말도 없었다”며 “비정치적 주제에 한정해 청년 일자리, 수소환원 등 업계 동향 등에 대한 심도 있는 대화가 오갔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이 부회장은 ‘6세대(6G) 통신’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구체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6G 이동통신 개발에 대해 묻자 “통신도 백신만큼 중요한 인프라”라며 “통신과 백신은 비슷한 면이 있어서 선제적으로 투자해 놓아야 아쉬울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언급한 6G는 차세대 표준 무선통신 기술이다. 현재 서비스 중인 4세대 이동통신(LTE)보다 100배 빠르다. 6G가 상용화하면 인공지능(AI)·자율주행차 등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처럼 미래 기술로 평가받는 6G 기술을 삼성이 대비하고 있다는 점을 이 부회장이 밝힌 셈이다. 이 부회장은 “청년 일자리도 불확실성이 크지만, 산업에서 백신·반도체도 불확실성이 큰 분야”라며 “새로운 기술이 계속 등장하므로, 이를 따라가기 위해 더욱 안전망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 부회장의 발언에 대한 문 대통령의 반응을 따로 소개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정의선 현대차 회장에게 “현대차의 전기차가 유럽에서 ‘올해의 차’로 다수 선정된 것을 축하한다”고 인사를 건네며 “차량용 반도체에서 삼성과 현대차가 더욱 긴밀히 협력하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박경미 대변인이 전했다.